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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바람>의 청춘의 민낯,상실의 통과,성장의 발자국

by kor-info 2025. 5. 13.
목차
1. 청춘의 민낯
2. 상실의 통과
3. 성장의 발자국

영화&lt;바람&gt;의 포스터
영화<바람>의 포스터

1. 청춘의 민낯

영화 '바람'을 처음 본 것은 대학교 시절 동아리 영화 모임에서였다. 당시에는 이름도 생소한 배우 정우의 자전적 이야기라는 말에 별 기대 없이 봤는데, 영화가 끝나고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사실 영화 '바람'은 흔한 고등학교 일진 이야기가 아니었다. 주인공 짱구(정우)의 학창 시절을 통해 우리 모두의 성장통을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특히 "폼나게 살고 싶다"는 청소년기의 간절한 소망이 영화 전반에 녹아있어 더 공감됐다. 나도 고등학생 때는 인기 있는 선배들을 동경하며 그들처럼 되고 싶어 했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나오지만, 그때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 영화 '바람'에서 짱구가 학교 서클 '몬스터'에 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그래서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부산 사투리가 가득한 대사들도 이 영화의 매력 중 하나였다. 처음에는 귀에 좀 생소했지만, 점점 그 정서에 빠져들게 됐다. 특히 정우와 손호준의 찰진 사투리 연기는 정말 일품이었다. 내 옆자리에 앉아있던 부산 출신 친구는 "말투가 너무 리얼하다"며 계속 웃었던 기억이 난다. 영화 '바람'의 가장 큰 매력은 솔직함이었다. 미화되지 않은 학창 시절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는 용기가 대단했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찐'이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영화였다. 분명히 보통 이상의 배우임에 분명했다.

2. 상실의 통과

영화 '바람'의 중반부는 짱구가 아버지를 잃으면서 겪는 성장 과정을 그린다. 장례식 장면에서 영정 사진을 바라보는 짱구의 표정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그의 눈빛에는 아직 어른이 되기엔 너무 이른 소년의 당혹감과 슬픔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얼마 전 친구의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그 친구의 표정이 영화 속 짱구와 겹쳐 보였다. 영화 '바람'은 일진 이야기처럼 포장되어 있지만, 사실은 아버지의 부재라는 상처를 통과하는 성장담이었다. 형의 말처럼 "우리 짱구 많이 컸네"라는 대사가 가슴 깊이 박혔다. 영화 '바람'을 혼자 다시 봤을 때는 더 많이 울었다. 나도 모르게 아버지 생각이 났기 때문이다. 다행히 우리 아버지는 건강하시지만, 언젠가 닥칠 이별을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워졌다. 영화 '바람'의 짱구처럼 그 순간이 와도 잘 견뎌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들었다. 영화에서 짱구가 아버지의 죽음 이후 더 성실하게 살아가는 모습에서 희망을 봤다. 상실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가 위로가 됐다. 영화 '바람'을 보고 나서 한동안 아버지께 더 자주 전화드렸던 기억이 난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였다. 특히 영화 말미에 실제 정우의 가족사진이 나오는 장면은 마음을 더 뭉클하게 했다. 이 영화가 단순한 픽션이 아니라 누군가의 실제 이야기라는 것이 더 큰 울림을 주었다. 중학교 친구를 몇 년 만에 만났을 때도 영화 '바람' 얘기를 했었다. 그 친구도 이 영화를 좋아한다며 우리의 학창 시절 추억을 나눴다.

3. 성장의 발자국

영화 '바람'의 마지막 부분은 짱구가 대학에 진학하고 졸업하는 장면으로 이어진다. 처음에는 폼나게 살고 싶어 했던 소년이 진정한 어른으로 성장하는 과정이 감동적이었다. 특히 졸업식 장면에서 짱구가 "다들 학창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는 말에 공감했지만, 사실은 아버지가 계시던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는 내레이션이 가슴을 때렸다. 나도 종종 학창 시절이 그립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그때의 순수함과 가족과 함께했던 시간이 그리운 것이었다. 영화 '바람'은 이런 깨달음을 준 작품이었다. 작년에 고등학교 동창회에 갔을 때, 친구들과 학창 시절 얘기를 하다가 문득 영화 '바람'이 생각났다. 그때 우리가 얼마나 치기 어리고 순수했는지 새삼 느꼈다. 영화에서 짱구의 성장을 지켜봤듯이, 우리도 각자의 방식으로 성장해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바람'을 본 지 10년 넘게 지났지만, 그 감동은 여전히 생생하다. 가끔 유튜브에서 영화 명장면을 다시 찾아볼 때마다 그때의 감정이 되살아난다. 특히 정우가 연기한 짱구의 표정 변화는 한 청년의 성장을 보여주는 교과서 같았다. 이 영화를 통해 정우라는 배우를 알게 됐고, 그 후로 그의 다른 작품들도 챙겨보게 됐다. '응답하라 1994'에서 그가 다시 청춘 연기를 할 때는 반갑고 뿌듯했다. 영화 '바람'에서 손호준, 황정음 등 지금은 유명해진 신인 배우들의 초창기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도 이제는 또 다른 재미가 됐다. 영화 '바람'은 우리 모두의 청춘과 성장통을 담은, 시간이 지나도 빛바래지 않는 명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