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분단의 비극
2.첩보의 긴장
3.시대의 울림

1. 분단의 비극
'쉬리'는 1999년에 개봉한 한국 영화로, 남북 분단이라는 현실을 스파이 액션의 형태로 풀어낸 작품이다. 영화 '쉬리'를 처음 봤을 때가 중학생 시절이었다. 그때는 단순히 멋진 액션 영화라고만 생각했는데, 성인이 되어 다시 보니 그 안에 담긴 의미가 훨씬 깊게 다가왔다. '쉬리'의 시작부터 사로잡는 북한 특수부대 훈련 장면은 지금 봐도 충격적이다. 특히 이명현 역의 김윤진이 저격 연습을 하는 장면은 영화 '쉬리'의 긴장감을 단번에 끌어올린다. 한동안 이 영화의 DVD를 갖고 있었는데, 몇 년 전 이사하면서 잃어버려 최근에 OTT에서 다시 찾아봤다. 시간이 꽤 흘렀는데도 영화 '쉬리'의 매력은 전혀 퇴색되지 않았다. 특히 남북 분단이라는 소재가 단순한 정치적 배경이 아니라 인간적 비극으로 그려진 점이 인상적이었다. 북한 공작원 이명현과 남한 정보부원 유중원의 사랑 이야기는 영화 '쉬리'의 핵심 축이다. 이들의 관계가 발전하는 과정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극 중 반전이 더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사실 처음엔 한석규가 첩보원 역할을 맡는다고 했을 때 의아했다. 그런데 영화 '쉬리'에서 그의 연기는 정말 놀라웠다. 무뚝뚝하면서도 인간적인 모습이 캐릭터와 완벽하게 어우러졌다. 얼마 전 대학생 조카가 90년대 영화 추천해 달라고 해서 가장 먼저 '쉬리'를 권했다. 처음엔 "고전 영화라 별로일 것 같은데"라며 시큰둥하더니, 보고 나서는 깜짝 놀랐다. 아직도 '쉬리'가 세월이 지나도 통하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 첩보의 긴장
영화 '쉬리'의 중반부는 본격적인 첩보전이 펼쳐지는 부분이다. 액션과 스릴러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이 부분이 가장 재미있었다. 특히 '쉬리'에서 액체폭탄 CTX를 둘러싼 긴박한 추격전은 할리우드 영화 못지않은 퀄리티였다. 당시로서는 한국 영화에서 보기 힘든 스케일이었다. 영화 '쉬리'를 두 번째 볼 때는 첫 번째와 다른 감상이 들었다. 이미 스토리를 알고 보니 곳곳에 숨겨진 복선과 디테일이 더 눈에 띄었다. 예를 들어 이명현이 이혜 역할로 살 때 보여준 미묘한 연기 변화가 정말 대단했다. 몇 달 전 친구들과 90년대 영화 마라톤을 했는데, 그중에서도 '쉬리'가 가장 반응이 좋았다. 특히 영화 '쉬리'의 중반부 박무영과 이명현의 대치 장면은 숨 막히는 긴장감이 있었다. 송강호의 연기가 정말 인상적이었다. 사실 지금 다시 보면 일부 CG나 액션 장면이 조금 어색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영화 '쉬리'가 가진 이야기의 힘과 캐릭터의 매력은 기술적인 한계를 훌쩍 뛰어넘는다. 특히 두 주인공 사이의 감정선이 너무 리얼해서 첩보 액션 와중에도 감정이입이 잘 됐다. 영화 '쉬리'에서 인상 깊었던 또 다른 장면은 수족관 총격전이었다. 물고기들이 떠다니는 가운데 펼쳐지는 액션 시퀀스는 비주얼적으로도 정말 아름다웠다. 가끔 TV에서 '쉬리' 명장면 특집 같은 걸 하면 늘 수족관 장면이 나오는데, 그럴 때마다 다시 보고 싶어진다. 영화를 보고 나서 강수연의 연기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쉬리'에서 그녀가 연기한 박무영은 차갑고 냉정하면서도 인간적인 고뇌가 묻어났다. 몇 년 전 그녀의 부고 소식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작품이 바로 '쉬리'였다.
3. 시대의 울림
영화 '쉬리'가 개봉했던 1999년은 남북관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던 시기였다. 그런 시대적 배경 속에서 '쉬리'는 단순한 오락영화가 아닌 사회적 메시지를 던지는 작품으로 자리매김했다. 개인적으로 영화 '쉬리'의 마지막 장면이 가장 인상 깊었다. 이명현이 쓰러지고 유중원이 그녀를 안고 오열하는 장면은 남북 분단의 비극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얼마 전 TV에서 '쉬리' 다시 보기 특집을 했는데,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갈 때 여전히 먹먹한 감정이 들었다. 영화가 끝난 후에도 여운이 오래 남는 작품이다. 사실 '쉬리'가 개봉했을 당시에는 영화의 정치적 메시지보다 한국 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 더 주목받았다. 하지만 20년이 넘는 시간이 흐른 지금, 영화 '쉬리'는 한국 영화사에서 터닝포인트가 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얼마 전 한 영화 팟캐스트에서 '쉬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들었다. 지금 세대에게도 여전히 의미 있는 작품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영화 '쉬리'가 다룬 남북문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일 것이다. 가끔 요즘 나오는 남북 소재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면 '쉬리'와 비교하게 된다. 솔직히 말하면 아직도 '쉬리'만큼 균형 잡힌 시각과 감정적 울림을 주는 작품은 찾기 힘들다. 지난달에는 대학 동아리 후배들과 영화 모임을 했는데, 그때도 '쉬리'를 같이 봤다. 요즘 아이들도 이 영화의 매력에 푹 빠지더라. 특히 결말을 두고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영화 '쉬리'는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우리에게 많은 질문을 던진다. 분단국가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쉬리'는 단순한 옛날 영화가 아니라 현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지금 다시 봐도 '쉬리'는 한국 영화의 명작으로 손색이 없다. 이렇게 시대를 초월해 사랑받는 작품이 몇이나 될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