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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코리아>의 분단의 벽,우정의 다리,태극의 꿈

by kor-info 2025. 5. 18.
목차
1. 분단의 벽
2. 우정의 다리
3. 태극의 꿈

영화&lt;코리아&gt;의 포스터
영화<코리아>의 포스터

1. 분단의 벽

EBS에서 하는 한국영화 특집으로 '코리아'를 봤다. 원래 스포츠 영화는 그다지 안 좋아하는데, 이 영화는 뭔가 달랐다. 처음 '코리아'를 선택한 건 그냥 심심해서였는데, 보고 나니 마음이 복잡해졌다. 탁구공 하나로 남과 북이 하나 되는 이야기라니, 지금 현실에선 상상도 못 할 일이다. 영화 '코리아'는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단일팀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지금 보면 더 의미가 새롭게 다가왔다. 그때는 가능했던 일이 지금은 불가능하다니. '코리아'의 초반부는 남북 선수들이 서로 적대시하고 경계하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솔직히 저 정도면 그냥 함께 훈련하는 것조차 기적이겠다 싶었다. 특히 '코리아'에서 숙소 내 선 긋기 장면은 작은 공간에도 휴전선이 그어지는 현실이 씁쓸하게 다가왔다. 배경이 되는 90년대 초 모습도 흥미로웠다. 요즘 레트로 감성으로 다시 유행인데, '코리아'에서는 그런 요소가 자연스럽게 녹아있어서 더 현실감 있게 느껴졌다. 처음에는 '코리아'의 전개가 뻔하다고 생각했다. '또 스포츠로 하나 되는 감동 스토리겠지' 했는데, 생각보다 진정성 있게 그려냈다. 실제 역사적 사건을 바탕으로 했다는 점이 더 몰입하게 만들었다. 영화 속 선수들의 갈등과 화합 과정이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러웠다.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도 정말 좋았다. 특히 북한 선수 역할을 맡은 배우의 사투리와 표정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2. 우정의 다리

'코리아' 중반부에서 가장 마음을 사로잡았던 건 남북 선수들이 점점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과정이었다. 처음에는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던 두 팀이 조금씩 벽을 허물어가는 모습이 진정성 있게 그려졌다. 특히 '코리아'에서 두 주인공이 몰래 술 마시러 나가는 장면은 정말 웃기면서도 가슴 따뜻했다. "사람 사는 건 다 똑같다"는 걸 보여주는 것 같았달까. 영화 '코리아'의 매력은 거창한 민족의 화합 같은 걸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개인들의 작은 우정과 변화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점이다. 정치적 상황은 그저 배경일뿐,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이야기를 중심에 두었다. 친구랑 '코리아' 얘기를 하다가 "지금은 저런 단일팀 구성도 불가능하겠다"는 말에 갑자기 마음이 무거워졌다. 영화를 보는 내내 '옛날 일'이 아니라 '언젠가 다시 가능할 일'로 생각했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래도 '코리아'는 그런 가능성을 포기하지 말자고 속삭이는 것 같았다. 영화 속 남북 선수들이 서로의 기술을 배우고 함께 성장하는 과정은 스포츠 영화의 클리셰일 수 있지만, '코리아'에서는 그런 장면조차 특별하게 다가왔다. 왜냐하면 그건 단순한 팀워크가 아니라 70년 분단의 벽을 넘어서는 순간이었으니까. 하이파이브 하나, 함께 짜장면 먹는 장면 하나에도 묘한 울림이 있었다. 지금 보면 그런 평범한 교류조차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3. 태극의 꿈

'코리아'의 후반부는 예상대로 대회 장면이었지만, 그냥 뻔한 스포츠 영화의 클라이맥스는 아니었다. 물론 짜릿한 역전승과 감동적인 순간들이 있었지만, '코리아'는 그것보다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경기 자체보다 그 과정에서 변화한 사람들의 모습에 더 초점을 맞췄달까. 특히 '코리아'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결승전에서 코치가 작전 타임에 했던 말이다. "이기고 지는 것보다 중요한 건..." 그 순간 정말 울컥했다. 승패를 넘어선 무언가가 있다는 메시지가 가슴에 와닿았다. 아마 '코리아'가 그저 스포츠 영화에 그치지 않고 오래 기억에 남는 이유가 그런 순간들 때문인 것 같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 실제 그 당시 뉴스 영상을 찾아봤다. 정말 '코리아'에서 보여준 것처럼 남북 단일팀이 세계를 놀라게 했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실제 영상을 보니 더 감동적이었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저런 순간들을 모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코리아' 같은 영화가 더 의미 있는 것 같다. 단순한 오락거리가 아니라 잊혀가는 역사적 순간을 되살려주니까. 가끔은 역사책보다 이런 영화 한 편이 더 큰 울림을 주는 것 같다. 다음 주에 조카가 놀러 온다는데, 함께 '코리아'를 보여주려고 한다. Z세대인 조카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아마 처음에는 올드한 영화라고 투덜대겠지만, 보다 보면 분명 뭔가를 느낄 거라 생각한다. '코리아'는 그런 힘이 있는 영화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