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슬픔의 꽃
2. 운명의 그림자
3. 사랑의 흔적
1. 슬픔의 꽃
영화 '해바라기'는 2006년 강석범 감독의 작품으로, 김래원과 김하늘 주연의 로맨스 멜로드라마다. 지난 주말 우연히 케이블 TV에서 이 영화를 다시 보게 됐다. 15년도 더 지난 영화인데 여전히 가슴을 울리는 힘이 있었다. 처음 영화 '해바라기'를 봤을 때는 대학생이었다. 그땐 단순히 슬픈 사랑 이야기로만 받아들였는데, 이제 보니 훨씬 더 깊은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특히 영화 시작부터 김래원이 연기한 태식의 어두운 눈빛이 계속 기억에 남았다. 나도 모르게 그의 아픔에 감정이입이 됐다. 영화 '해바라기'는 출소한 태식이 옛 연인 수진을 만나 이루지 못한 사랑을 계속하는 이야기다. 솔직히 그들의 사랑 이야기보다 태식의 동생 태경이 더 마음에 남았다. 어릴 때 봤을 땐 몰랐는데, 이번에 다시 보니 동생의 희생과 사랑이 더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당시 우리 동네에도 비슷한 형제가 있었다. 형이 사고를 쳐서 동생이 뒷수습하는 일이 많았는데, 영화 '해바라기'를 보면서 그 친구가 생각났다. 요즘은 연락이 끊겼는데, 문득 안부가 궁금해졌다. 영화 속 해바라기의 의미도 이제야 제대로 이해한 것 같다. 어둠 속에서도 빛을 향해 피어나는 꽃처럼, 태식과 수진의 사랑도 그랬다. 남자친구와 함께 봤는데, 영화 '해바라기'의 슬픈 결말에 그도 눈시울을 붉혔다. 평소엔 안 우는 스타일인데 의외였다. 그러고 보니 우리 첫 데이트 때도 영화를 봤었다. 그땐 로맨틱 코미디였는데, 이번엔 분위기가 많이 달랐다. 영화 '해바라기'의 OST도 너무 좋았다. 특히 엔딩 곡이 계속 귓가에 맴돌았다. 집에 와서 바로 찾아들었더니, 옛 감성이 그대로 살아났다.
2. 운명의 그림자
영화 '해바라기'의 중반부는 태식과 수진의 관계가 깊어지는 부분이다. 하지만 둘 사이엔 항상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특히 비가 내리는 장면들이 많이 나오는데, 그 우울한 분위기가 영화의 정서와 딱 맞았다. 지난주에 비가 많이 내렸는데, 창밖을 보니 자연스레 영화 '해바라기'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영화를 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태식이 교도소에서 접었던 종이학을 수진에게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그 작은 종이학에 담긴 시간과 그리움이 너무 처절하게 느껴졌다. 중학교 때 짝사랑하던 여자애한테 비슷하게 종이학을 접어 준 기억이 있었다. 물론 영화 '해바라기'처럼 극적인 사연은 아니었지만, 그때의 순수한 감정이 문득 떠올랐다. 작년에 친구와 술 마시다가 이 영화 얘기가 나왔는데, 의외로 그 친구도 '해바라기'를 정말 좋아한다고 했다. 특히 김래원의 연기가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나도 그의 말에 백번 공감했다. 영화 '해바라기'에서 김래원은 말보다 눈빛으로 더 많은 감정을 전달했다. 친구와 그날 밤늦게까지 영화 '해바라기'와 2000년대 멜로 영화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요즘 영화들과는 확실히 다른 감성이 있었다. 특히 '해바라기'는 요즘 흔히 볼 수 없는 진한 멜로드라마의 정수였다. 나도 모르게 그 시절이 그리워졌다. 영화 '해바라기'에서 태식과 수진의 옥상 데이트 장면도 기억에 남는다. 초라한 공간이지만 둘에게는 특별한 장소였다. 작은 화분에 심은 해바라기가 상징적으로 느껴졌다. 가끔 테라스에서 커피 마실 때면 작은 화분들을 보며 영화 속 장면이 떠오르곤 한다. 지난달에는 실제로 해바라기 씨앗을 심어봤다. 아직 싹은 안 텄지만, 자라면 영화 '해바라기'의 한 장면을 실제로 재현해 볼 생각이다. 남자친구는 내가 왜 갑자기 해바라기에 관심을 갖는지 의아해했다. 영화 얘기를 해주니 그제야 이해한다고 했다.
3. 사랑의 흔적
영화 '해바라기'의 결말은 여전히 마음 아프다. 모든 진실이 밝혀지고 태식과 수진이 마지막으로 만나는 장면은 보는 내내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남은 시간이 얼마 없음을 알면서도 사랑을 놓지 못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가슴을 아프게 했다. 친구들과 영화 '해바라기' 결말에 대해 종종 토론한다. 과연 태식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수진은 진실을 알고도 태식을 사랑할 수 있었을까? 지금까지도 명확한 답을 내리기 어려운 질문들이다. 영화 '해바라기'를 처음 봤을 때는 단순히 슬픈 결말로만 느껴졌는데, 이번에 다시 보니 그 안에 담긴 용서와 속죄의 메시지가 더 크게 다가왔다. 특히 태경이 형을 대신해 모든 것을 짊어지는 모습은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작년 크리스마스에 오랜만에 가족들과 함께 집에서 영화를 볼 때도 '해바라기'를 추천했다. 아버지는 중간에 잠드셨지만, 어머니는 끝까지 보시고 많이 우셨다. 특히 어머니는 동생 태경의 희생에 더 마음 아파하셨다. 가족마다 영화를 보는 시각이 다르다는 걸 새삼 느꼈다. 영화 '해바라기'의 마지막 장면, 햇살 아래 피어난 해바라기 밭은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밝은 장면이다. 그 밝음 속에 담긴 슬픔이 더 깊게 다가왔다. 지난여름 강원도 여행 중에 해바라기 밭을 우연히 발견했다. 그곳에서 사진을 찍으며 자연스레 영화 '해바라기'가 떠올랐다. 여행 동안 내내 영화 속 장면들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영화 '해바라기'는 슬픔 뒤에 찾아오는 치유와 희망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다. 수진이 태식의 기억을 간직한 채 살아가는 모습에서 우리는 상실 후에도 계속되는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얼마 전 SNS에 영화 '해바라기' 관련 게시물을 올렸더니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공감했다. 십몇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의 마음속에 남아있는 작품이었다. 이런 영화들이 시간이 지나도 계속해서 사랑받는 이유는 아마도 진실된 감정을 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영화 '해바라기'는 화려한 기술이나 스토리텔링보다 순수한 감정의 힘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어제저녁에도 문득 영화 속 장면들이 떠올라 OST를 다시 들었다.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감동이 있는 영화다.